2020년 회고

2020년이 지나기 전에 작성하려고 했던 회고록인데, 누나 결혼식이랑 SSAFY 일정 진행으로 이제야 작성한다. 2020년은 개발자로서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된 한 해라고 생각해서 2020년 회고록을 작성해보고자 한다.

학부 연구생 마무리

2019년 6월부터 2020년 2월까지 경희대학교 데이터 및 지식 공학 연구실에서 학부 연구생으로 생활했다. 운이 좋게도 학부 연구생으로는 하기 힘든 경험인 SAP Labs Korea에서 질의 최적화 관련 연구 구현과 실험을 수행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 수행한 프로젝트를 제외하고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었던 나에게 Linux와 Vim, C++에서의 개발 환경은 정말 어려웠다. 또한 OOP에 대한 지식 및 이해가 없이 처음 작성했던 코드는 연구가 종료된 이후에 확인해봤을 때 중복, 가독성 등과 같은 측면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경험을 통해 동작하는 코드를 작성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어떤 코드가 확장에 유연하고 읽기 쉬운 코드인지와 같은 부분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느껴볼 수 있었다. 또한,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해주셨던 연구실 포닥 형께서 디자인 패턴, 효율성, 가독성과 같은 부분들에 대해서 아낌없이 조언을 해주셨고 이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또 당시 수행했던 코드 검증 과정에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난생처음 프린트 디버깅이 아닌 테스트 코드를 통한 검증을 시작해볼 수 있었고,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과 효율성을 느낄 수 있는 계기였다.

연구실 생활을 끝내게 된 계기는 문득 '내가 이 일을 즐겁게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으로 시작되었다. 학기와 병행하면서 점차 지쳐갔던 것도 한몫했던 것 같다. 그리고 연구와 서비스 개발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해봤을 때 서비스 개발에 더 흥미를 가지게 되어서 교수님과 상담을 진행했고 고민 끝에 2월에 프로젝트 및 연구실 생활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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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인턴

2020년도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나에게 가장 뜻깊었던 경험은 Naver 인턴이었다. 학부 연구생 생활을 끝내고 산학협력 프로그램에 Naver 인턴이 올라왔다. 당시 내가 지원할 수 있었던 포지션은 Backend와 Infra 파트였다. 두가지 포지션을 고민하다가 당시 컨테이너 환경 및 쿠버네티스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었고, 서비스 트래픽이 많은 네이버 블로그 팀에서 이에 대응해보는 경험이 유익할 거 같다고 생각해서 Infra 분야에 지원하게 되었다. 당시 지원했던 직무는 네이버 블로그의 로그 수집 아키텍쳐와 대시보드를 구축하는 역할이었다. 

지원 마감 이후 일주일 정도 이후에 면접 일정이 잡혔고, 지원했던 직무의 JD를 확인하고 해당 부분을 준비해갔다. Container (Docker, Kubernetes)와 Elasticsearch, Kafka, Spring Boot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고, CS 및 Java와 관련된 질문을 준비해갔다.

면접 당일에는 정말 떨렸다. 대학 입학 면접을 제외하고 처음 보는 면접이었고, 그동안 꿈꿔왔던 네이버라는 곳에 내가 합격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면접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기초적인 CS 및 Java, SAP에서 수행한 프로젝트 내용, 손코딩 1문제를 진행했다. 면접 직후 생각은 '떨어지겠다,,' 였다. 끝나고 생각해보면 쉬웠던 손코딩조차 제대로 풀지 못했고, Docker 및 Kubernetes 관련 질문들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었다. 면접을 보고 2주정도 있다가 결과가 나왔다. 놀랍게도 결과는 합격이었고 정말 기대도 하지 않아서 그런지 어안이 벙벙했다. 합격 메일을 받은 후 필요 서류 및 학교 수업 관련 처리를 마치고 3월부터 인턴을 시작했다.

모두 알다시피 2020년은 코로나의 해였고 이로 인해 인턴 첫날부터 원격 근무로 시작하게 되었다. 원래 친해지기까지 조금 걸리는 성격인 나에게 원격 근무 환경은 더욱 팀원분들과 친해지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그래도 멘토님과는 화상회의도 많이 진행하면서 다른 분들보다 먼저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먼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될지, 배경과 아키텍쳐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고 가장 먼저 Fluentd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는 것으로 인턴 업무를 시작했다. 

인턴에서 맡았던 업무는 Kubernetes 환경에서 Filebeat => Kafka => Graylog => ES로 이루어지는 로그 수집 및 처리, 저장 아키텍쳐 구축이었다. 시간순으로 간략하게 정리하면 3월에는 Fluentd 스터디 및 플러그인을 개발하였다. 하지만 Fluentd를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빌드 과정 및 도커 설치로 인해 실제 블로그 서버에 의존성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피드백을 반영하여 단일 바이너리로 실행할 수 있는 Filebeat로 변경하였다. 4월에는 Filebeat => Kafka => Graylog 로 이루어지는 로그처리 과정을 docker compose를 이용해 구축하였다. 5월에는 ES 스터디 이후 앞의 과정과 ES를 연동한 후 Graylog 및 MongoDB를 위한 커스텀 도커 이미지를 생성하였다. 6월에는 이를 배포하기 위한 Helm 차트를 생성하고 개발 환경에 적용하였고 7월에는 서비스 환경에 적용하여 ES, Graylog 데이터 처리 속도 및 검색 속도 향상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8월은 시간이 남아 시스템 모니터링 및 개인 공부를 진행하였다.

느낀 점

인턴을 하면서 기술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만, 내가 성장하기 위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서도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

1. 기술 도입 및 내가 한 선택에 대해 '왜 이런 선택을 내렸지?'라는 물음을 던지고 이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 진행 상황을 발표하면서 멘붕에 빠졌던 질문은 '기존에 익숙하던 기술(Kibana, Logstash)가 아닌 새로운 기술(Graylog)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였다. 이전까지 내가 왜 이거를 쓰는지에 대한 고민은 없었고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고민만 있었기에 이 질문에 답변을 드릴 수 없었다. 이 발표 이후에 도입했던 기술과 기존 사용 기술에 대한 조사 및 비교를 진행하였고 어떤 부분때문에 Graylog를 사용해야 하는지 정리할 수 있었다. 

또한, 함께 흡연하며 인턴 기간 동안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던 팀원분이 있었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는 말씀은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해 왜? 라는 물음을 던지고 이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정말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고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는 부분을 강조해주셨고 이후 기간 동안 이를 항상 생각하고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예를 들면 ES나 Graylog 데이터 처리속도를 개선할 때 기존의 해결방법에서 내가 처한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기위해 해당 옵션들의 영향과 원리를 공부하였다. 그리고 현재 시스템의 문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Prometheus 및 Telegraf/OpenTsdb를 통해 모니터링을 구축/진행하는 과정 진행하며 내가 내린 선택에 대한 이유를 검증하는 과정을 가질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기술적인 성장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2. 주도적으로 행동하자.

만약 내가 멘토님에게 먼저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멘토님이 시키신 일만 처리했다면 이렇게까지 많은 경험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멘토님도 해야 하는 작업들이 많으셨고 항상 나에게 신경 써주실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네이버 인턴이라는 경험을 허투루 날려버리기 싫었던 나는 최대한 많은 것들을, 깊게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구축한 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을 생각해보고 여러 관점에서 생각을 해보며 내가 고려하지 못한 문제들이 뭐가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예를 들면 Graylog에서 로그 데이터의 유실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Graylog의 내부구조를 살펴보고 preStop Hook을 통해 유실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멘토님에게 먼저 의견을 제시하여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던 것처럼 주도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노력했고 덕분에 많은 경험, 깊은 부분까지 공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노션에 공부했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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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Source Contributhon (Pinpoint)

인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MSA 아키텍쳐에서 Nginx, Apache 같은 Web Server의 로그를 통해 지연시간을 확인하는 경우  내부 API 호출이 많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검색을 통해 Tracing 솔루션을 통해 이를 추적할 수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마침 이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던 오픈소스 컨트리뷰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Pinpoint라는 오픈소스가 올라왔고 관련 지식을 얻을 수 있겠다는 기대와 함께 지원하게 되었다.

당시 내가 진행했던 부분은 쿠버네티스 상에서 니즈가 존재하지만, 공식적으로 진행되지 않던  Helm 차트를 작성하는 작업이었다. 당시 멘토님께서 Kubernetes 및 Helm 관련 경험이 없으셔서 부족하지만 내가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이에 대해 피드백을 해주시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멘토님과의 협업 과정을 진행하면서 설명을 하는 과정이 많았는데 '가장 좋은 공부는 남에게 설명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를 통해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파악하고 더 공부할 수 있었다. 또 멘토님이 제시한 의견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부분에서 기존에 몰랐던 지식(여러 차트 의존성 엮기, Subchart)들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어 유익했던 경험이었다. 이 작업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멘토님의 피드백을 기다리는 중이다.

Pinpoint S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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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er 최종 면접 탈락

감사하게도 네이버 팀원분들께서 좋게 봐주셔서 네이버 인턴 종료 후 채용 전환 면접을 볼 수 있었다. 정말 감사드렸던 점은 팀원분들께서 모의 면접도 진행해주시며 피드백도 많이 해주셨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업무에 바쁘신 와중에도 이렇게 시간을 내주셨다는게 너무 감사드린다. 인턴 종료 이후 9월 중순에 2차 면접을 보게 되었다. 

면접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인턴 면접 때 대답하지 못했던 질문과 프로젝트와 관련된 설명 및 꼬리 질문 등과 같은 질문들을 해주셨고, 어떤 상황을 주고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질문들이 많았었다. 면접을 보고 떨어졌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기술적인 질문들에 대해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둘째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에 대한 질문에 상투적인 말밖에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정규직 직무는 서버 개발자였는데, 왜 인턴에서 한 것과 달리 서버 개발 직무에 지원했는지, 어떤 동기 때문인지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도 납득할 만한 대답을 하지 못했었다. 면접 결과는 같이 준비해주신 멘토님을 비롯한 팀원분들에게는 정말 죄송하게도 탈락이었다. 이후 내가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고민할 필요를 느꼈고 스스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내린 고민의 답은 다음과 같다. 고객에게 서비스가 기민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돕고 인프라와 워크플로우를 고도화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 그중에서도 서비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Observability 영역에 관심이 있었고 이런 부분을 만족하는 직무는 DevOps 엔지니어라고 생각을 하고 이쪽으로 커리어 방향을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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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 Start 

네이버 인턴 종료 및 최탈 이후 숨 쉴 틈도 없이 하반기 취준이 시작됐다. 거기에 1학기 장기 인턴으로 학점을 못 채워서 막학기 12학점의 지옥이 시작됐다... 카카오, 라인을 시작으로 많은 공채를 지원했고 결과는 코딩테스트 탈락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2주밖에 준비하지 않고 합격을 기대했던 게 이상했던 것 같다.

공채에 떨어진 후에 여러 스타트업의 DevOps 및 SRE 직무에 상시 공고가 있어 지원했다. 면접을 많이 보는 것이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공채랑 비슷할 정도로 상시 모집도 지원했던 것 같다. 상시 코딩테스트는 공채 코딩테스트보다는 쉬운 편이라서 코테는 대부분 합격할 수 있었지만 1차 면접에서 떨어지게 되었다. 그래도 수많은 면접을 보고 이를 복기해보며 피드백을 받아보면서 이전보다는 면접이라는 것에 익숙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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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엔터프라이즈 최종 면접 탈락

다음 분기를 준비해야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시작할 때쯤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에서 [클라우드 플랫폼 MaaS 개발] 직무 공고를 보게 되었다. 보자마자 관심이 갔다. 왜냐하면 DevOps 직무들은 각자의 서비스에 맞춰 Telemetry 솔루션을 적용하지만, 해당 공고는 Telemetry를 제공하는 즉, 서비스 도메인이 Telemetry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기술적인 부분들도 내가 관심 있고 경험했던 부분과 일치하고 해당 서비스를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제공함으로써 어떤 니즈가 존재하는지, 운영에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와 같은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여 해당 직무에 지원하게 되었다.

채용 프로세스는 서류 전형 => 코딩 테스트 => 원격 인터뷰 => 1차 인터뷰 => 2차 인터뷰로 진행되었다. 코딩 테스트 통과 후 진행했던 원격 인터뷰에서는 If Kakao에서 발표하셨던 분이 오셔서 신기하기도 했다. 인터뷰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간략하게 말하면 원격 인터뷰에서는 기초적인 CS 및 언어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1차 인터뷰에서는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꼬리 질문을 계속해서 해주셨다. 2차 인터뷰에서는 기술 면접과 더불어 인성 면접으로 이루어졌다.

---- 2021.01.13 ----
오늘 불합격 메일을 받게 되었다. 가장 기다리고 원했던 포지션이지만,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SSAFY를 진행하느라 정신이 없는 통에 결과를 받게 되어서 생각보다는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오프라인 인터뷰 탈락자의 경우 1년간 재지원이 불가능하기 떄문에 해당 직무에 언제 다시 도전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지원해봐야겠다. 2021 상반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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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AFY Start

하반기 공채에서 코딩 테스트의 벽을 느끼고 삼성에서 주관하는 SSAFY 5기에 지원하게 되었다. 서울이랑 대전 중에 어디를 지원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SSAFY 지원금으로는 월세 내기에도 벅차다고 생각해서 본가가 있는 대전에 지원하게 되었다. SW 적성 검사 및 인터뷰를 진행했고 다행히 합격해서 1월 4일부터 진행 중이다. 스타트 캠프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점은 다들 역량 향상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고 이에 긍정적인 동기부여도 받고 부족했던 PS에 대한 공부도 진행하면서 다음 분기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중요한 건 어떤 교육을 듣는지가 아니고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라는 것을 명심하고 열심히 준비하자!

 

2020년은 개인적으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꼈던 한 해였다. 부족했던 부분들을 다시 준비하고 관심있는 분야들에 관한 공부도 꾸준히 진행하면서 다음 분기에는 좋은 결과로도 이어졌으면 좋겠다. 블로그 글 작성도 물론!